우동맨의 첫키스  ( I )


 

 

키스
그것두 첫 키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하죠.
쌀쌀해지는 것이 계절이 가을은 가을인가 봅니다.
착찹하구 적적해지는 것이 저두 남자는 남자인가봅니다.

 

주책이지...라는 생각이 없는 건 아니지만 옛날 생각이 갑자기 떠오르더라구요.

 

 

제가 살고 있는 대전 유성에는 궁동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충남대학교와 카이스트의 중간에 있는 동네인데
대학생은 물론 대전시내에서도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소위 물좋은 거리로 떠오른 곳이죠.
압구정동의 이름을 따서 압구궁동이라고 말하는 걸 듣고 기겁을 했습니다만
솔직히 말하면 가리봉동의 이름을 딴  가리궁동의 수준에 가깝습니다.

 

 

어쨋든

 

친구들이랑 갈비를 열심히 뜯고(사실 닭갈비였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왠지 맘이 쓸쓸허구 허전한게 나도 모르게 갑천변의 고수부지로 핸들을 꺽게 되더라구요.
(갑천변고수부지:서울의 한강시민공원과 매우 흡사한 대전의 데이트장소입니다.저자주)
강바람이 시원한건지 아니면 처량한건지 나도 궁금해하고 있던 차에
우연히 2~30미터쯤 떨어진 곳에 키스를 하고 있는 한쌍의 젊은 커플을 보았습니다.

 

"아니 저런저런.....아무리 요즘 애덜이라지만 아무데서나......"

하고 말하면서도 침을 꼴깍꼴깍 삼켜가며 곁눈질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둘다 엄청 쑥스러워하더군요.
남자가 키스를 하려고 하니까 여자가 어깨를 움추리며 부끄러워하고...
여자의 거부에 어색해서 어쩔줄을 몰라하는 남자...
결국 남자의 대쉬에 어깨를 잔뜩 움추린 채 

자라목처럼 빼꿈히 꺼낸 입맞춤....

 


이뻐보였습니다.

 

첫키스....
각자 따로따로는 많이 해봤는지는 내 알바 아니지만
어쨋든 둘이서는 처음하는 키스임이 분명한 한쌍의 청춘남녀의 키스.....
귀엽구 이쁘게 보였습니다.

 

 

갑천변의 포장마차에서 혼자 술을 한잔 더 했습니다.
포장마차뒷편에 놓여있던 설거지통을 본 이후로는 절대 포장마차에 가지 않았었는데
왠지 그날은 혼자 소주를 들이키며 청승을 떨어야만 할 것같은 생각이 들었던거죠.

 

먼 옛날....
강산이 한번바뀌고 또 반이나 바꿔버렸을 무려 15년전
첫사랑의 그녀가 생각난 겁니다.
그녀도 그녀지만 그녀와의 첫키스가 떠오르더군요.
그래서 그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얘기소재가 떨어지니까
기어코 결국에는 선정적인 음란물로 흘러가는 구나...........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 얘기는 가슴아픈 사랑얘기나  성애소설이 아닙니다.

걍  철없는 청춘남의 에피소드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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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를 하면서 1년을 뭉기적거렸지만 초등학교를 1년 일찍 들어갔었기 때문에
말하자면 저축해놓은 것을 까먹은 셈이 된 겁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대학친구들과는 동갑이었죠.
하지만 묻지도 않고 당연히 한 살 많은 줄 아는 그 녀석들한테
굳이 "나 사실은 너네랑 동갑이야."라고 고백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한살연상의 그녀를 소개받은 것은 이러한 상황때문이었죠.

 

그녀도 종로학원에서 재수를 했다고 하더군요.
학원에서 왜 그녀를 보지못했는가 하는 문제는 차치하고

연상의 여인을 만난다는 것이 참 어색했습니다.

 

요즘과는 달리 당시만해도 연상의 여자를 만난다는 것은 생각조차 못하던 때였죠.
때문에 불행한 재수생출신 1학년 여학생은 재수생출신의 같은 학년,

아니면 2,3학년의 선배외에는 소개팅을 할 수 없는, 그런 사회적분위기였습니다.

맨날 뭉쳐다니던 우리과의 악동들중 비교적 성실했던 한 녀석이 그녀를 소개해줬습니다.

 

"애가 넘 착하구 순수해...너랑은 완조니 다른 킹카지.....
  안타깝게도 재수한 사람이 없어서 널 소개해주는 거야. 잘 모셔야돼. 알았지?"

"그럼그럼. 내가 얼마나 순진하고 착한데...흠집내지 않고 잘 살쿨께....아니아니 잘 만날께."

 

사실 고등학교와 재수학원을 거치면서 공부밖에 모르던(?) 모범생이라서
뽀뽀는 커녕 누군가 사궈본 적도 없던 때였습니다.

 

Y대 k학과를 다니는 재원에 167Cm의 키, 동글동글한 인상과 부드러운 눈매가
무척이나 선해보이는 그런 여자였습니다.
비록 나보다 한살연상인데다  나보다 더 넓어 보이는 듯한 어깨가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한시간 정도 얘기를 나눠보면서 대단히 매력있는 여자임을 느꼈습니다.

(드라마 도둑의 딸에 나왔던 모 중견탈렌트하고 이름이 똑 같았습니다.   생긴것두 비슷했구요)
지금도 그렇지만 재치있고 편안한 대화가 가능한 여자를 좋아하거든요.
참 웃음이 많았습니다.
조금만 우스운 말을 해도 고개를 뒤로 젖힌 채 까르르거리며 밝게 웃는 그런 여자였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녀의 입술.......


남들의 두배는 되는 듯한 두툼한 아랫입술이 너무도 매력적이었습니다.
만나는 중에도 멍하니 그녀의 아랫입술만을 바라보곤 했었으니까요.
어렸을때 하도 손가락을 물고 다니는 바람에
밑으로 처져서 이상하게 변했다고 하는 그 아랫입술이 내게는 너무나도 섹시했습니다.
아니아니.......그때는 섹시하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모를때였고
그냥 신기하기도 하고  그래서 만지고 싶고 그랬습니다.

 

우동 : "나 너 입술 만져봐도돼?"


그녀 : "왜? 더럽게 입술은 만지겠다구 하는 거야."


우동 : "아냐. 그냥 만져보고 싶어서."


그녀 :
"아이~ 시로~"


우동 : "그러지말구 한번만 만져보자. 이따가 어깨주물러줄께."


그녀 :
"애가 싫다니까....너....솔직히 얘기해봐....뽀뽀하고 싶어서 그러는 거지?"

 


쿠쿵......

 

나쁜 짓을 하다가 들킨 것처럼 화들짝 놀랐습니다.
정말로 그때까지는 키스를 한다라는 구체적인 생각까지는 못하고
그냥 신기하게 생긴 입술이고 만져보고싶다라고만 생각하면서도
뭔가 부족하고 갑갑하고 오금이 저리게 하는 그것이 뭔지를 몰라서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입술틈사이로 새어나오는   "뽀뽀"라는 단어를 듣고나서야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 것입니다.


 

키스.....

 

'그래. 키스를 하는 거야.  그 녀에게 나의 첫 키스를 바치는 거야.'

 

 

 

그녀를 첫키스의 대상으로 생각한 이후로 도무지 마음이 진정이 되질 않았습니다.
주간지나 여성지를 탐독하면서 어떻게 하면 첫키스를 할 수 있을 지를 연구했습니다.


학교친구들한테 물어봤다가는
"너 걔랑 뽀뽀할라구 그러지?" 하면서 짐승취급을 할 것이 분명합니다.
이런 일에 대해서는 제일 잘 알 것이 분명하기는 했지만

대학을 포기하고 의협의 길을 택했던  동창 녀석에게 상의해봐야
"아따...기냥 자빠트리면 되는 거이제~  무어타러 고민한다냐...잉???"
할 것이 분명합니다.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라 고민만하고 있었습니다.

 

먼지들어갔다고 찡찡거리는 ㅅㅎ의 눈을 불어주면서
10Cm거리에 있는 그녀의 입술을 보면서 내가 얼마나 가슴이 뛰는지......
아무 생각없이 팔짱을 낀 ㅅㅎ의 젖가슴이 팔꿈치에 닿을라 치면
다리가 휘청거리면서 몇 번이나 주저앉을 뻔 했었는지.......
영화관에서 키스하는 장면이 나오면
입에 고인 침을 소리나지 않게 삼키려고 얼마나 고생하는지 그녀는 몰랐을 것입니다.

 

그녀는 아무런 꺼리낌없이 여전히 키득거리면서 수다를 떱니다.

그녀는 순대집을 가도 하필 혓바닥고기만 좋아합니다.
아줌마가 한접시 썰어내면
"아줌마. 이 간이랑 허파는 몽땅 가져가시고 혀고기랑 바꿔주세요."
쫄깃쫄깃한게 맛있다나요?

 

제 혓바닥도 쫄깃할텐데.

   

삐~~~(음란물심의위원회의 경고)
   

어쨋든 돼지혓바닥을 깨물으며(?) 오물거리는 그녀의 입술을 보면서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기회는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20번째 생일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지만
그 당시에는 여자의 20번째 생일에는 반드시 세가지를 선물해야 한다고들 했었습니다.
스무송이의 장미, 향수, 그리고...............키스

 

얏호~~~~~~~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그녀의 스무번째 생일.....

그날 전 첫키스를 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것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다음에 계속 ----------> 우동맨의 첫키스 II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