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맹 호빵맨 2 - 동문방이 뭐다냐.

 

 

 

 

(옥쥐의 증언)

 

나는 옥쥐임다.

나는 여자임다.

초등학교 친구인 호빵맨에게 전화를 했심다.

 

선배들이 만든 동문회 홈페이지에 갔다가 넘 부러웠심다.

구래서 지난번 동문회에서 우리두 홈페이지를 만들자구 했더니

우리의 호푸 번쩍맨이 그 다음날루다 만들었더군요.

참 멋진 번쩍맨임다.

 

동문방이 생기니까 넘 재미있구 즐겁심다.

호빵맨에게두 이 재미를 알려줘야겠다구 생각해서 전화를 한 거심다.

강호동수준의 큰바위얼굴이지만 그래두 심사는 착하구 순수한 녀석임다.

 

직원만 십수명에 달할 정도로 꽤 큰 규모의 책방을 하는 넘인데

세상에....아직두 컴맹이라구 하더라구요.

 

 

나    : "와.....호빵맨 반갑다.....어떻게 지내니?"

호빵 : "구래...옥쥐 잘 있었냐?  쥐새끼덜은 잘크구?"

나    : "............."  -_-;

 

내새끼니까  쥐새끼가 맞기는 합니다만  왠지 듣기가 거북함다.

기분은 나쁘지만 그래도 어쩝니까.......성격좋은 지가 참아야지요.

 

내 새끼덜에 관심을 갖길래 주변 근황에 대해 정말 간단하게 얘기해줬심다.

 

근데 호빵맨이 전화하는 도중에

"미스박. 그거 이리 가져와.",  "50원임다. 손님."

이래가면서 바쁜 척을 해대는 거심다.

 

드럽구 치사함다.

얘기시작한지 채 5분도 안 됐는데 그렇게 바쁜 척을 하다니.....

 

나     : "용건만 빨리 얘기할께....우리 동문방 생겼어.  들어와."

호빵 : "..........."

나     : "지난번 동창회때 얘기했었잖아.  그래서 번쩍맨이 daum에다 만들었어."

 

그랬더니 놀랍게두

"알았어. daum에 들어갈께."

라고 말하는 것이었심다.

 

나    : "뭐시라?   정말이야?    벌써?    와~~~놀랍다.....

          그럼 챗방(Chatting Room)에서 기다릴께.  지금 당장와...알았지?"

호빵 : "알았어."

 

나는 너무 놀랬심다.

컴맹인줄 알았더니 벌써 daum에두 가입해 있었던 것임다.

역시 겉보기하구는 다른가 봄니다.

 

그런데 동문홈페이지의 대화방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호빵맨이 들어오지 않았심다.

한시간을 넘게 기다려도 오질 않아서 화가나서 전화를 했심다.

 

나    : "야. 너 어떻게 된거야. 곧 온대며. 왜 안와. 계속 기다렸잖아."

호빵 : "아...미안해. 손님이 오셔서 잠깐 나갔다 왔어.  정말 미안해."

 

바빴다는 데 할말이 없심다.

 

나    :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오늘은 정팅이니까 늦어도 11시까지는 꼭 챗방으로 와.            기다릴께.   알았지?"

호빵 : "응. 알았어."

 

드뎌 동문방 회원을 한 명 더 늘렸심다.

기뿜니다.

 

 

ps.

12시가 넘도록 호빵맨은 동문방에 나타나지 않았심다.

챗방에서 동문들헌티 호빵맨이 가입하도록 꼬셨구

곧 올꺼라구 잔뜩 자랑했는데 나타나질 않는 거심다.

어디선가 우동맨허구 술푸구 있을 거시 분명함다.

핸드폰을 쳤심다.   

신호는 가는데 전화를 안 받심다.

'이거시 일부러 전화를 안 받아?'

문자를 남겼심다.

 

"너...주글줄 알어."

 

 

 

 

 

 

(호빵맨의 증언)

 

초등학교동창인 옥쥐라는 녀석(아참. 년임다)에게서 전화가 왔심다.

이름그대로 쥐같은 녀석임다.

앞니두 큼지막하고 증말 쥐처럼 생겼심다.

미니마우스처럼 귀엽다는 얘김니다.

활달한 성격에 심사두 깊어서 이것저것 잘 챙겨주는 괜찮은 녀석임다.

 

옥쥐 : "와....호빵맨 반갑당...어케지내?"

나     : "..........."

 

난 호빵맨이라는 별명이 싫슴다.

나처럼 준수한 용모의 귀공자는 호빵맨과 이미지가 어울리지 않심다.

그래도 마음넓은 제가 웃어줘야기 어떻게 하겠습니까.

 

어쩌구저쩌구, 미주알고주알, 꿍시렁꿍시렁, 재잘재잘.........

참 대단한 옥쥐임다.

한 30분을 혼자 떠들고 있심다.

그래도 싫은 내색없이 조용히 들어주고 있었심다.(저 증말 착하지 않심까?)

말할 기회 한번 안주고 지 혼자 절라 떠들더군요.

그러더니 말한마디 안한 나한테 바쁜척 한다구 꿍시렁거리는 것이었슴다.

 

옥쥐 : "알았어..알았어...너 바쁜 거 알어.  어쨋든 우리 동문방 생겼어. 들어와."

나     : "..............."

 

'휴게방, 전화방, 노래방, 찜질방은 들어봤어도 동문방이 뭐여...'

'혹시 똥눈방을 잘못 발음한 거 아녀? 똥을 눴으면 치워야지 거길 왜 들어오래는 거여?'

 

옥쥐 : "지난번 동창회에서 우리 동문방만들자고 했었자녀......

          구래서 번쩍맨이 다음에 만들었어."

 

아!!! 이제야 기억이 났심다.

지난번 초등학교 동창회에서 방을 만드네 어쩌구 저쩌구 하더니 그건가 봄니다.

 

동문회에서 사무실을 내는 모양임다.

사무실은 아니드래두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모여 고스톱치는 노인정처럼

동문들이 모여서 놀수 있도록 원룸이라두 얻은 모양임다.

 

근데 도무지 헷갈림다.

'다음에 만들었어'라니..........

 

분명히 '다음'은 미래형이구 '만들었어'는 과거형임다.

두개를 섞어쓰니까 이미 만들었다는 건지 앞으로 만들 예정이라는 건지 알수가 없었심다.

'다음에 만들꺼야'라든가 '이전에 만들었어'가 맞는 거 아님니까?

 

일단 귀찮았심다.

 

나     : " 알았어.  담에 갈께."

옥쥐 :  " 뭐시라?   정말이야?    벌써?   와~~놀랍다.....

           그럼 책방(Book Store)에서 기다릴께. 지금 당장와...알았지?"

하더니 전화를 끊었심다.

 

이건 또 뭐여?

동문회사무실을 만들었네 어쩌네 하길래 그리루 오라는 건 줄 알았더니

책방에서 기다린다니........

 

지난 번에두 말씀드렸다시피 지는 시내에서 책방을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하루종일 책방에서 뭉기적거리고 있는데

그냥 지가 찾아오면 되는데 나보고 책방으로 오라니 무슨 얘기여?

만나서 같이 동문회사무실에 가자는 건가?

참 정신없는 넘임다.

 

마침 중요한 손님이 오셨심다.

그래서 책방근처에 있는 커피숍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옥쥐한티서 핸드폰이 왔심다.

 

옥쥐 : " 야. 너 왜 안와? 한참 기다렸잖아. 이게 주글라구"

나    : " 아...미안해.   중요한 손님이 오시는 바람에..."

옥쥐 : " 그래? 바쁘다는데 할수 없지. 하지만 오늘밤 11시에는 책방으로 꼭 와.

           오늘은 정팅이야. 알았지?   꼭 와야돼"

 

일단 알았다구 대답을 한 후 전화를 끊었심다.

아마두 손님만나러 자리를 비운 사이에 책방에 왔었던 모양임다.

책방에서 나를 한참 기다렸었던 모양임다.

무턱대구 와서 기다리구 있냐....전화라두 하구 오지.....쩝

 

근데 가만히 생각하니까 이상했슴다.

 

밤11시에 만나자구?

그 시간이면 책방 문닫은 시간인데 책방에서 만나자구?

얘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정팅?

미팅, 폰팅은 들어봤어도 정팅이 뭐여....

뭔지는 몰라도 007팅, 엘리베이터팅같은 미팅의 종류임에는 분명했심다.

 

밤 11시.........

야심한 밤중에 아무도 없는 책방에서........

정팅이라는 것을 하자는 얘긴데.......

 

갑자기 전에 봤던 에로비됴가 생각났심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게심치레하게 눈을 뜨고 있는 한쌍의 남녀,

사무실책상위, 소파, 복사기위등 여기저기를 오가며 거시기를.......

그렇다면 혹시 정팅이라는 것이 그 거시기...... 情X팅?

...........

 

 

 

( ㅠ )

 

눈물이 아님니다.

쌍코피임다.

 

 

안됨다.

그건 안됨다.

옥쥐는 유부녀임다.

나는 그럴 수 없심다.

미안하다. 옥쥐야.

니 마음은 알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단다.

 

일찌감치 집에 들어갔심다.

테레비를 봐도 눈에 들어오지 않심다.

손톱을 물어뜯으며 초조해 하고 있었심다.

 

 

 

ps.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림다.

분명히 옥쥐가 분명함다.

시계를 보니 12시가 넘었심다.

1시간을 넘게 책방앞에서 기다린 모양임다.

ㅠㅠ

 

핸드폰이 또 울림다.

안 받았심다.

문자메세지가 옵니다.

 

"너.....주글줄 알어."

 

정말 화가 많이 난 모양임다.

아직까정두 저를 기다리구 있는 모양임다.

저의 매력이 친구를 가슴아프게 하는 이 현실이 원망스럽슴다......ㅜㅜ

 

 

 

ㅠㅠ..제발 제 개인홈페이지 www.udonman.com 한번 찍어주고 가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