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맹 호빵맨 3 - 나두 마이컴족

 

 

 

 

안녕하심까?

우동맨임다.

 

그동안 같은 상황에 대해

컴퓨터를 아는 사람과 컴맹이 얼마나 다르게 이해할 수 있는지

'컴맹의 증언', '컴도사의 증언'식의 포맷으로 엮어왔심니다만

그런 포맷으로만 쓰려니까 완조니 머리에 쥐가나구 있었심다.

 

구래서 앞으로는 호빵맨만의 시각에서 얘기를 풀어나갈 예정입니다.

이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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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호빵맨임다.

 

일딴 지 친구 옥쥐에게 사과부터 해야겄심다.

다음이니 채팅이니 하는 말이 뭔지 몰라서 어쩔 수 없었심다.

괜스리 옥쥐만 보면 슬슬 피하구 도망다니다가

왜 그러느냐구 따지는 옥쥐한티 사실대루 얘기했었심다.

 

어떻게 됐느냐구요?

뻔한 거 아님니까.....

흰호빵이 쑥호빵, 나중에는 커피호빵이 되도록 맞았심다.

 

 

이 모든게 다 지가 컴맹이라서 생긴 일이었심다.

그래서 일단 무조건 컴퓨터를 사기로 했심다.

 

제 동생 찐빵맨은 인터넷에 관련된 벤처사업을 하구 있심다.  진짬니다.

동생은 컴도사인데 왜 나는 컴맹이냐구요?

동생이 사각빤쑤입는다구 형두 사각빤쑤입는 줄 아십니까?

형제라두 취향과 선호는 다 다릅니다.

 

참고로 저는 쫙 달라붙는 삼각빤쑤를 입슴니다.

좋은 일은 언제 생길지 모름니다..............헤헤헤

 

 

그 동생한티 나중에 돈준다구 컴퓨터 한대 들여노라구 했더니

그 담날루 당장 제 책상에 컴퓨터가 놓인 것임다.

전에 꿔간 5만원부터 갚으라구 떽떽거리던 넘이 왠 일인가 했심다.

 

호빵 : "와....너 인간됐구나.  이거 얼마짜리냐?  근데 색깔이 누런게 중고아냐?"

찐빵 : "이거 최신형이야.  

호빵 : "아...요즘 선전하는 펜티엄 쓰린가 하는 거냐?"

찐빵 : "아니..팬티엄 툰데 3등보다는 2등이 좋은 거잖어.  이거 훨 좋은 거야"

호빵 : "구래?  기왕이면 펜티엄 원으루 사지 그랬냐."

찐빵 : "알았어. 담에 업그레이드 해줄께"

 

업그레이드....저두 아는 말임다....좋은 말임다.

그러구 보니까 대단한 것 같기는 했심다.

 

호빵 : "근데 너 이거 무슨 돈으로 샀냐?   아직 꾼돈도 못갚았는데."

찐빵 : "괜찮아. 그냥 형 줄께. 대신 형 비디오카메라 나 주라."

 

그 비디오카메라 100만원두 넘는 검니다.

혹시 좋은 일이 생기면 쓸라구 아끼구 아끼던 건데......

(신혼여행얘김니다.  이상한 생각하지 마시기 바람니다)

하지만 요즘 컴퓨터 2,3백만원씩 하는 거 저두 암니다.

우동맨은 자기 노트북이 무지 비싼 거라구 얼마나 자랑했나 모름다.

 

호빵 : "그래... 내가 인심썼다. 비디오카메라하구 컴퓨터하구 바꾸자."

 

나는 참 착한 형임다.

이 컴퓨터가 중고일지두 모르기는 하지만 비디오카메라두 중고이긴 마찬가지임다.

또 비디오카메라가 필요할 때는 몇대 쥐어박구 뺏어서 쓰면 됨니다.

나는 참 머리가 좋은 형임다.

 

 

제 책상에 놓인 컴퓨터를 보니까 너무너무 기뻤심다.

이제는 저두 네티즌의 대열에 끼이게 되었심다.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컴퓨터를 켜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심다.

옥쥐한티 동문방에 들어가는 방법을 배우기는 했는데

컴퓨터를 켜는 방법은 배우지 못했던 거심다.

잘 살펴보니 스위치가 보였심다.

하지만 스위치를 켰는데두 전원이 안들어왔심다.(시리얼소켓의 스위치 ; 저자 주)

 

다시 잘 찾아봤심다.

스위치가 또 있었심다.

화면의 오른쪽 아래에 스위치가 있었심다.(모니터의 전원스위치 ; 저자 주)

우하하하.....

역시 전자제품은 거진 비슷합니다.

테레비두 화면의 오른쪽 아래에 전원스위치가 있슴다.

다양한 사례에서 추출된 일반론으로

처음 접한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낸 저의 뛰어난 두뇌가 자랑스럽심다.

 

스위치를 누르니까 윙하는 소리가 나는 것이 전원이 들어온 것이 분명했심다.

스위치옆에 조그맣게 파란불이 켜졌심다.

전원이 켜진 거시 분명함다.

테레비두 스위치를 켜면 윙하는 소리가 나면서 스위치옆에 파란불이 들어옴니다.

근데 이상함다.

화면이 시커먼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심다.

옥쥐가 하던 말이 기억났심다.

 

옥쥐 : "인터넷에 접속할 때 조금 기달려야 돼.  그때는 방정떨지말구 조용히 기다려..."

 

맞습니다.

아마두 접속중인가 봄니다.

 

.....

 

근데 아무리 기다려두 동문방이 나오질 않는 것이었심다.

방정두 떨지 않았심다.

두손을 다소곳이 모으구 기다렸는데두 화면은 여전히 시커멌습니다.

30분을 넘게 기다려도 안되는 걸 보니 뭔가 문제가 있습니다.

 

다시 한번 잘 살펴봤심다.

가만히 보니까 왠 판때기위에 스위치가 엄청나게 많이 있었심다.

100개두 넘는 스위치를 조심스럽게 하나하나 살펴봤심다.

앗...Power Off스위치가 있심다.

그런데 Power On스위치는 없심다.

당황했심다.

왜 끄는 건 있는데 켜는 건 없는 것일까?

..........

앗.....맞습니다.

Power On스위치가 따루 없다는 것은

아까 그 화면의 오른쪽 아래에 있던 스위치가 Power On가 분명하다는

역설적 추론을 가능케 하는 객관적 증거임이 분명함다.

 

성공적으로 전원을 켰다는 자신감과 희열이 온 몸을 감쌈니다.

하지만 아직두 동문방에 들어가지를 못하구 있심다.

여전히 화면은 시커멓습니다.

 

 

가만히 살펴보니까 Enter라는 스위치가 있었심다.

아~~~항...이거였심다.

ENTER....들어가다....저두 그정도는 압니다

동문방에 Enter하는 스위치였던 거심다.

 

ㅠㅠ....그것두 아니었심다.

 

 

또 가만히 보니까 Home이라는 스위치도 있었심다.

전에 옥쥐에게 들은 얘기가 생각났심다.   동문회 Home page라구.......

이게 바루 그 Home인 모양임다......살았심다.

 

ㅠㅠ....왜 우는지는 말 안해두 아시죠?

 

 

서비스센터에 전화했심다.

 

"XX같은 컴퓨터....인터넷에두 안들어가구....엔터를 눌렀는데...."

한참 나의 광란에 가까운 항의를 듣던 서비스센터의 직원은

차분하게 책상밑을 살펴보라는 것이었심다.

책상밑에는 네모난 쇠상자가 있었심다.

지금까지 내가 컴퓨터라구 생각하던 거는 컴퓨터가 아니구 모니터라는 거구

진짜 컴퓨터는 밑에 있는 그 쇠상자람니다.

 

어쨋든 전원을 켜는 방법을 배웠심다......쩝.

 

ㅎㅎㅎ....배우면 이렇게 간단한 것을.....

컴퓨터회사넘들두 참 웃김니다.

뭣하러 허리숙이구 전원을 켜게 하는지 모르겠심다.

어짜피 켜구나면 자판을 쳐야할테니까

아예 자판위에 전원스위치를 달면 편할텐데 말임다.....안 그렇심까?

 

 

삐리삐리 하는 소리가 나면서 컴퓨터가 켜졌심다.

 

역시 내 컴퓨터는 최신기종이라 역시 좋았심다.

스위치를 누르면 컵받침대가 쑥 하고 나옵니다.

그 밑에 4X이라고 써놓은 걸 보니 컵을 네개이상 올려놓으면 안되는 모양임다.

컵받침의 용량까지 명기되어있는 최신형임다.......핫핫핫.

 

일단 컴퓨터를 켜기는 했는데 여전히 동문방에 들어가지는 못했심다.

그래서 옥쥐에게 전화를 했심다.

그랬더니 옥쥐가 마우스를 Explore에 갖다대구 왼쪽버튼을 빠르게 두번 누르람니다.

이제는 마우스가 뭔지 정도는 압니다.

근데 익스플로러는 어디에 있는 지를 모르겠심다.

아마두 제 동생 찐빵이 컴퓨터사올 때 돈 아끼느라구 그건 안 사온 모양임다.

그렇다구 쪽팔리게 돈없어서 익스플로러는 못 샀다구 할 수는 없는 일임다.

 

호빵 : "아~~그거.  내가 실수로 고장내서 지금 A/S맡겼어. 곧 다 고칠꺼야."

 

ㅠㅠ......

옥쥐한티 절라 혼나구 또 있는대루 쪽팔림을 당한 후에야

익스플로러라는 게 화면상의 조그만 그림을 의미하는 것을 알게 되었심다.

마우스의 버튼을 두번 눌렀심다.

 

호빵 : "옥쥐야, 그래두 꿈쩍두 않는데?"

옥쥐 : "어....이상하다.  좀더 빨리 눌러봐.  따닥하구말야."

호빵 : "그래두 안돼.  너 정확하게 알구 있는 거 맞아?  알지두 못하면서 그러는 거 아냐?"

 

반격할 좋은 기회임다.

 

호빵 : "컴퓨터를 조금 안다구 사람을 무시하구......어쩌구 저쩌구 꿍시렁 주절주절.."

옥쥐 : ".........."

호빵 : "근데 마우스를 들구 있을라니까 팔이 너무 아프다."

 

저는 마우스를 들구 화면에 대구 문지르구 있었던 거심다.

 

ㅠㅠ.....공연히 까불다가 절라 당했심다.

옥쥐한티 한참 쿠사리를 먹구나서 마우스의 사용법을 배웠심다.

 

 

어쨋든 익스플로러두 눌러보구 옥쥐가 하라는 대로 다 했는대도

동문방에 들어가지를 못하는 것이었심다.

옥쥐가 물어봤심다.

 

옥쥐 : "이상하다. 너 컴퓨터 기종이 뭐니?"

호빵 : "내꺼?........삼성...."

옥쥐 : "아니~ 회사명 말구 컴퓨터기종말야."

호빵 : "기종?........센스...."

옥쥐 : "이 빙신아....기종말야...기종."

호빵 : "아~~~~기종....난 또 뭐 얘기한다구........윈도우...."

옥쥐 : "..........................."

호빵 : "...........인텔인사이드...."

호빵 : "...........Y2K tested......"

 

온갖 수모를 다 받던 중 옥쥐가 물어봤심다.

 

옥쥐 : "너 전화연결은 했니?"

호빵 : "전화는 왜?  난 동문방을 가려는 거지, 전화방을 가려는 게 아니야."

 

또박또박 말대꾸했다가 또 엄청 쫑코를 먹었심다.

오늘은 일단 자구 내일 다시 도전해보기루 했심다.

 

 

 www.udonman.com 은 상업사이트가 아닙니다. 제 개인홈피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