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맹 호빵맨 7 - 계속되는 독수리의 슬픔

 

 

 

요즈음은 매일 타자연습을 하고 있심다.

하지만 여전히 독수리임다.

손가락별로 자판을 외워야 한다던데 지가 그걸 외울 정도면 이러고 있겠심까?

 

깔딱녀에게 당하고 나서 단독미팅은 피해야겠다고 생각했심다.

여럿이서 떠드는 방에 가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 지 좀더 배우기로 했심다.

 

또다시 sayclu*.***에 들어갔심다.

 

 

방제 : "둔산 킹카,퀸카만 모여라"  현재인원 9명

 

가만히 들어갔심다.

다행히 워낙 인원이 많아서인지 나한테는 관심도 없었심다.

지들끼리 정말 정신없이 떠들고 있었심다.

오직 한 여자만이 나에게 인사를 하는 것이었심다.

 

수줍녀 : 어서오세요. 호빵맨님.

호빵맨 : .........

 

대답을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기냥 벙어리독수리가 되기로 하구 가만히 있었심다.

 

근데 왠지 그 여자가 자꾸 끌리는 것이었심다.

말도 너무 차분하고 예의바르게 하는 것이 저와 잘 어울리는 여자일 것 갔았심다.

하지만 지난번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을 찾는 바보짓을 할 수는 없심다.

그녀라면 한번 말을 걸어보고 싶었심다.

어떻게 하면 부드럽게 얘기를 꺼낼 수 있을까를 고민했심다.

 

그런데 마침 그녀가 "우리 끝말잇기 할래요."라며 모두에게 제안을 하는 거시었심다.

하지만 아무도 그녀의 제안을 거들떠보지도 않았심다.

나라도 대답할 걸 하며 후회했심다.

 

그런데 다행히도 그녀가 또다시 "우리 끝말잇기 하면 어때요?"라고 하는 것이었심다.

그래서 나는 비장의 독수리 타법으로 "네.그렇게 하죠."라고 치고 엔터를 치려고 보니까

벌써 대화가 한페이지이상 지나가서 뭔 얘긴지 알수조차 없게 되버렸심다.

뭔가 그녀에게 말을 걸려고 해도 도무지 독수리타법으로는 쫒아갈 수가 없었심다.

 

갑자기 좋은 생각이 났심다.

 

미리 할말을 다 쳐놓고 기다리고 있다가

그 말을 해야 하는 순간에 잽싸게 엔터를 치는 거심다.

그러면 그녀와 말을 틀 수가 있을 거심다.

정말 나는 머리가 좋심다.

 

그녀가 다시 끝말잇기를 하자고 하기를 기대하면서

"좋습니다. 대환영"

이라고 친 후 엔터를 치지않고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막상 미리 쳐놓고 기다리니까 그녀는 엉뚱한 얘기만 하는 거시었심다.

"좋습니다. 대환영!!!!!!!!!!"을 써먹을 찬스가 생기질 않는 거시었심다.

10분이 지나도록 아무말을 하지 않자 다른 사람들이 놀려대기 시작했심다.

"호빵맨.........잠수?"

"호빵맨...누구 살쿨라구 귓말하구 있꾸낭?  키키키."

 

잠수? 귓말?

뭔 말인지는 하나도 모르겠지만 저를 놀리는 것만은 분명함다.

이제 여러분 모두 잘 아시겠지만 저는 저의 "이미지"에 관심이 많심다.

 

도저히 그냥 있다가는 더 이상한 오해를 받을 것 같았심다.

아까 쳐놓은 "좋습니다.  대환영!!!!!!!!!!!"를 백스페이스키로 지웠심다.

그리고 '아니예요. 저는 잠수는 커녕 수영도 할 줄 몰라요.'라구 쳤다.

그리구 엔터키를 치려구 하는데

갑자기 그녀가 '끝말잇기하면 어때요?'라고 말을 하는 것이었다.

이제서야 다시 지우고 아까의 글을 쳐봤자 소용없다는 건 지두 잘 알고 있심다.

.......ㅠㅠ

 

다른 놈덜이 어떤 말을 해도 들큰도 안하기루 했심다.

제 이미지가 다소 흐려지더라도 하는 수 없심다.

 

"좋습니다. 대환영!!!"라고 타자를 친 후 마냥 기다렸심다.

그렇게 30분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그녀가 다시 제안을 하는 것이었심다.

"끝말잇기하면 어때요?"

 

너무너무 기뻤심다.

나는 잽싸게 그녀를 향해 나의 사랑의 엔터를 날렸심다.

 

 

그런데..........

엔터를 치는, 그 0.1초도 안 되는 사이에 어떤 넘이 중간에 낀 것임니다.

 

 

세일러문 : 우리 끝말잇기 하지 않을래염?

 

꼭끼는넘 : 이 씨발X, 쇠말뚝을 뽑아서 니 후X에다 찔려줄까부다.  이 개XX.

 

호 빵 맨 : 좋습니다. 대환영!!!!!

 

 

 

황량한 사막의 말라비틀어진 앙상한 나뭇가지

그 위에 얼굴이 넙적한 독수리 한마리....

 

독수리는 외롭심다......ㅠㅠ.

 

 

 

여러분이 안 오시면 저는 외롭심다........ www.udonm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