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더 이상 지겨울 것도 없다.

무슨 얘기냐구?

서른이 넘도록 시집,장가를 가지 못한 미혼남녀라면 짐작했겠지만

왜 아직도 결혼을 하지 않고 있느냐는 주변 사람들의 참견말이다.

안타까운 듯, 그러면서도 안됐다는 듯, 아니면 뭔가 문제가 있는건 아니냐는 듯.........

 

 

나는 4형제중에 장남이다.

이미 결혼을 해서 세 살짜리 아들을 두고 있는 둘째동생,

지금 신혼의 단꿈에 빠져있는 셋째동생,

결혼할 여자친구가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막내동생까지

모두 남동생뿐이다.

 

그렇게 여동생도 아닌 남동생을 둘이나 먼저 장가를 보냈다.

소위 역혼이라는 것을 두 번이나 한 셈인데

그동안 부모님의 압력이 어떠했겠는가.

 

지난번 셋째동생의 결혼식에서도

왜 아직두 결혼을 하지 않고 있느냐는 하객들의 말을

거짓말 조금 보태서 천번은 들었을 것이다..............휴우~~~

 

작년까지만 해도 좋은 남편감이 못 될 것같다는 말을 주로 했었다.

부도난 회사.

난 스스로 생각해봐도 곰살스럽게 챙겨주고 아껴주는 스타일이 아니다.

굉장히 이기적이어서 나와 나의 일밖에 모른다.

회사일과 다른 일이 상충될 때에는 그 어느 것도 회사일에 우선될 수가 없었다.

가정과 아내를 위해서 뭔가를 배려할 만한 마음의 여유도 없었다.

 

결혼을 하는 것이 나 혼자 편하려는 죄스러운 일이라는 생각마저 들었었다.

그래서 누군가가 신부감을 소개시켜준다고 하면

"괜히 양가집 규수 데려다가 포장마차나 끌게 되면 어떻게 해요."

라면서 정중히 거절하고는 했다.

그리고 정말로 아직 결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결혼해도 될 만큼 상황이 좋아졌으니까 결혼하고 싶다는 게 아니라

그냥  결혼을 못하는 것이 아니고  안한다라고 생각이 바뀐 것이다.

 

간섭받지 않고 간섭하지 않고.....그런 지금의 생활이 좋다.

어쩌면 너무 오랫동안 혼자 살아서 그런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 생활에 너무 익숙해져 있고 그것의 변화가 두려운지도 모른다.

 

그냥 결혼에 쫒기고 싶지 않다.

벌써 서른다섯인데 어떻게 하려고 그러느냐라고들 하던데

서른다섯이나 마흔다섯이나 노총각이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ㅠㅠ

사실 결혼을 하고 싶어도 상대두 없다.

요즘은 선을 보면 20대후반도 없다.  전부 32, 33, 심지어 35.........ㅠㅠ

나도 한때는 정말 잘 나갔었는데 나이가 먹으니까 완전히 퇴물취급이다.

 

 

서둘지 않기로 했다.

나는 지금이 좋다.

그냥 일하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사람이 있으면 데이트도 하면서 그렇게 살다가

어느 순간엔가

어느 누군가 결혼하고 싶은 상대가 나타나면 .

그리고 그 사람도 좋다고 하면

그때 서둘지 않고 결혼하면 되지.........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