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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중면의 비밀
오래기다리셨습니다.
면빨세상의 마지막편 "삼중면의 비밀"입니다.
사실 3편에서 그 비밀을 맞춰보라고 했더니
여러분들이 너무도 쉽게 맞춰주셨기 때문에
그 비밀(?)을 공개하기에 김이 빠져버려서....^^
그동안 글을 올리지 못한 핑계는 이정도로 끝내구요....헤헤헤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맞습니다.
삼중면이죠.
한마디로 면을 세겹을 겹쳐서 하나의 면을 만드는 겁니다.
두툼한 면대를 세 개를 만들어서 하나로 겹친 다음에
조심스럽게 늘리고 늘려서 가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동안 Al dente에 접근하려는 면제조회사의 접근 방법은 대부분 이러했습니다.
"어떤 전분이 빨리 호화될까?"
"어떻게 튀기면 기공이 많이 생겨서 면에 수분이 빨리 침투할까?"
"어떤 첨가물을 사용해야 전분의 노화를 방지할까?"
그리고 정말로 순진하고 우직한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면에서 수분의 이동을 막을 수 있을까?" 를 연구했었습니다만
그 발상과 접근 방법을 달리하는 것이 삼중면입니다.
어짜피 부드러움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라면
굳이 수분함유량의 차이에 의존하지 말구
면의 재료자체를 외부는 부드러운 재질로...내부는 딱딱한 재질로 만들면 되지 않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너무도
간단한 아이디어지만
수분함유량과는 관계없이 항상 Al Dente한 식감을 낼 수 있는 기발한 방법이었습니다.
까다로운 분들은
"면이 세겹으로 되어있는 종방향으로 씹으면 되지만 횡방향으로 씹으면 삼중이 아니잖나..."하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어짜피 면을 씹을 때에는 5~7가닥을 동시에 씹기 때문에 씹는 방향은 문제가 되질 않습니다.
삼중면을 응용하면 매우 다양한 종류의 면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한겹의 면으로 만든 면이 3종류의 맛을 낸다고 하면
삼중면은 산술적으로만 생각해도 3의 3승, 27종의 맛을 낼 수 있기 때문이죠.
그 것 말고도 재미있는 면들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지개면이나 칼라면....
세겹중에서 가운데겹에 빨간 색을 넣어 만들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면의 가운데에 빨간 줄이 그어있는 체리라면이 되는 겁니다.
세겹의 면대를 각각 다른 색을 넣는 다면 무지개면이 되는 거구요.
물론 몇가지 기술적인 문제들을 극복해야 하겠지만요.
(어떤 분이 그러시더군요. 먹을 것에 장난하면 안된다구요...^^)
어쨋든 삼중면은 이런 원리의 면이고
그 원리를 이용해서 많은 제품들을 개발했습니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라우동을 만들 수 없죠.
우선 기본적인 노하우와 기술, 설비를 갖추지 않으면 안되겠죠.
전편이나 위에서 언급했던 문제들....
전분의 노화... 산처리에 따르는 내산성... 등등
소위 "기본가락꾸"가 되는 기술들은 모두 갖춘 상태에서
추가적으로 좋은 아이디어와 연구노력이 더해져야 좋은 제품이 개발되는 것임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똑같은 재료와 똑같은 방법으로 생산을 해도 똑같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일본의 레시피는 물론 원재료까지 그대로 가지고 와서 우리의 생산라인에 걸어도
제품이 다르게 나오더라구요.
제품의 절반이상이 수분이다보니
소위 센물인가 아닌가... 센물이라면 마그네슘계열의 지하수인가 아니면 칼슘계열인가
에 따라서도 다 품질이 달라집니다.
무엇보다도 기계간의 미묘한 차이로 인해 재료가 완벽하게 똑같아도
똑같이 흉내내는 것이 불가능하더군요.
일본의 기술을 도입하고 독자적인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나서도
수백번이상의 실험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엄청난 데이터를 쌓아왔고
이를 통해 많은 변수들을 극복하고 내 기계에 맞는 제조법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기술과 노하우라는 것은
능력과 아이디어외에도 노력과 성실이라는 것이 병행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재미도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구요.
지금까지는 면에 대한 얘기를 했으니까
다음부터는 스프에 대한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